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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흡하며 전진하라 … 카바디
    은지/기사 2019. 11. 12. 18:12

    2019-11-12

      <적에 대해 도전하다>

     

     

      카운바다(Kaunba), 인도에서 적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로 쓰인 용어이다. ‘카운바다의 의미에서 시작한 스포츠가 있다. ‘‘Kaunbada’‘Kabbadi’(카바디)가 되었다. 명칭 그 자체로부터 전투적인 인상을 주듯이 카바디는 격투기와 술래잡기의 요소가 결합된 무예이다. 공격방어팀을 나누어 매트 위에서 맨 몸으로 전투를 연상하게 하는 경기를 펼친다.

     

      하지만 단순히 신체적 싸움으로 정의할 수 없다. 호흡을 중요시여기는 요가의 요소가 결합되어있다. 호흡을 중시하는 특징이 청각적 재미를 주는 스포츠라는 점으로 이어진다. 공격수가 ‘카바디’를 반복해서 외치며 수비 코트에서 공격을 펼친다. 이 모습은 종목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한다. 그만큼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가의 요소가 크다.

     

    제 10 회 전국대학생카바디선수권대회  -  동의대학교와 중부대학교의 경기

     

        격투이지만 술래잡기의 모습, 공격하면서 말을 하는 선수. 설명만 들으면 쉽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카바디는 어렵지 않다. 국내 대학생들이 카바디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11월9일 경북 영주에서 전국대학생카바디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벌써 10회를 맞이하는 이 대회에에 참가한 일부 학생들은 카바디를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삼고 있다. 즐기고 꿈꾸는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열정 가득한 대학생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누구나 한번 쯤 카바디를 하고 있는 자신을 꿈꾸게한다.

     

     

    <카바디에 도전하기>

     

    ① 경기 전

     

      경기는 전반, 후반으로 구성한다. 각각 여자 15분, 남자 20분이다. 의외로 체급제한이 있다. 하지만 까다롭지는 않다. 상한만 지키면 된다. 경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남자 –85kg, 여자 –75kg 제한이 있었다.

      경기는 공격과 수비를 정하고 코트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공격팀에서는 한 명씩 공격수를 내보내고 수비팀은 다 같이 수비한다.

     

      ② 공격

     

    공격하는 중부대학교 선수, 수비하는 중앙대학교 선수들

     

        공격팀에서 ‘레이더’라고 부르는 공격수를 내보낸다. 레이더는 수비팀 진영에 들어가 ‘안티’라 일컫는 수비팀 선수들을 터치해서 다시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 사람을 터치하면 1점, 두 사람을 터치하면 2점을 득점하는 식이다.

     

     

    1점 득점을 선언하는 이장군 국가대표 선수의 모습. 이번 대회 심판으로 참여했다.

     

      터치하는 방법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경기를 보다보면 발을 길게 휘젓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발에 의한 득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 때 레이더(공격수)에게 터치당한 안티(수비수)는 아웃된다.

     

    발로 터치를 시도하는 중앙대학교 레이더 선수

     

      이 때 레이더가 ‘카바디’를 반복해서 외치며 공격을 진행한다. 이를 ‘칸트’라고 한다. 예전에는 숨을 참는 것을 증명하는 의미였지만 현재는 또렷하게 외치기만 하면 된다.

     

    ③ 귀환과 수비

     

    중앙선에 손을 뻗는 중부대학교 레이더 이수빈 선수, 이를 막으려는 동아대학교 안티 선수들

     

      안티들은 레이더의 귀환을 막아야한다. 레이더가 매트 중앙선을 넘어 공격팀 진영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레이더를 온몸으로 잡는다. 다리를 잡거나 레이더를 껴안고 구르는 카바디의 장면들은 수비 장면에서 나온다. 대회에 참가한 중부대학교 김은주 선수는 “볼 때와 다른 매력 중 하나는 수비가 가장 재밌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격은 전‧후반 경기 시간이 끝날 때까지 번갈아가면서 한다. 레이더 한 명의 공격이 끝나면 상대편이 공격팀이 되어 레이더를 내보낸다. 공격팀이 뒤바뀌는 것은 5초 안에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의 박진감이 계속 유지된다. 레이더는 돌아가면서 하지 않고 한 사람이 여러번해도 무관하다.

      중부대학교 여자 카바디팀에서는 이수빈 선수가 레이더로 적극적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수빈 선수는 “많은 운동을 했지만 살을 부딪는 운동은 처음”이라며 강렬한 동작들에서 오는 매력을 경기 원동력으로 꼽았다.

     

    ④ 아웃과 득점

    레이더(공격수)가 안티(수비수)를 터치하면 그 안티는 아웃되고, 상대는 득점을 한다. 아웃한 선수들은 코트 밖에 앉아서 대기한다.

     

    아웃된 중부대학교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대팀 선수가 아웃되고 팀이 득점하면, 그 점수만큼 선수들이 자신 팀 코트로 돌아간다.

    이렇게 아웃과 득점을 반복하다보면 한 팀 선수들이 모두 아웃되는 상황도 있다. 전원 아웃된 팀의 상대방은 2점을 획득한다, 이 때 아웃되었던 양 팀 모든 선수들이 코트로 돌아와 다시 경기를 펼친다.

     

     

    <카바디의 도전>

     

    ■ 인도에서 세계로, 그리고 한국으로

     

      경기규칙이 단순하지만 세련된 매력이 있다. 이에 뉴스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카바디는 기원이 오래된 스포츠이다. 연구자들은 정확한 유래를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수 세기 전에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1918년 인도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인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단 / 사진 = 연합뉴스

     

      카바디가 한국에 소개된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이다. 당시 카바디 종목에는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으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서 2001년에 인도로 가서 카바디를 배워왔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2006년에 대한카바디협회가 창립되었고 2013년에 대한체육회에 정가맹단체로 등록되었다.

     

      이후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카바디 팀이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입지를 넓혀갔다. 최근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카바디팀이 종주국 인도를 꺾고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 카바디 강국으로 도약 … 박현일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 엄태덕 국가대표 코치

     

    박현일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

     

     

    “대회 때 다리가 부러지고 무릎인대가 찢어져 출전이 불투명했을 때 정말 아찔했습니다.” 두 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로서 메달 획득을 함께 일궈낸 박현일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다. 박선수도 대학생 선수로 활동하다가 국가대표가 되었다. 이번 전국대학생카바디선수권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했다. “예전보다 지금 대학생 선수들의 경기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선수들의 기량을 극찬했다. 선수입장과 달리 심판으로 참여하는 소감에 대해서 그는 “멋진 대학생선수들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기 진행에 굉장히 신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대학생카바디선수권대회에 심판으로 참여한 국가대표팀 이동건, 박현일 선수

     

      “‘카바디가 뭐지?’ 하다가도 한번 접하면 다들 푹 빠지는 종목입니다” 박현일 선수는 카바디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 “방금 경기를 본 사람들은 모두 느낄 것”이라며 “전혀 어렵지 않고 재밌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그저 즐기면서 배우면 돼요. 카바디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국내에서는 종목자체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다보니 다른 종목들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제대로 된 훈련장이도 없고 지원도 부족하다. 이에 2014,2018년 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 획득을 두고 언론에서는 ‘기적’이라고 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카바디를 배우려는 생활체육인들이 적다보니 박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은 은퇴 후 진로설정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여태 살면서 1등이라는 단어가 가장 거리가 멀었던 것 같습니다.” 선수들은 2014년 동메달, 2018년 은메달을 딴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미래를 그린다.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참여해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엄태덕 카바디 국가대표팀 코치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엄태덕 카바디 국가대표팀 코치는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왔으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게 해주는 것이 내 목표가 됐다”며 “비인기종목이지만 늘 서로 믿고,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비인기종목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그는 “인기가 없는 것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지원이 부족한 것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금은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다”며 인천의 초등학교에 카바디가 스포츠 클럽으로 들어간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엄코치는 생활체육인들이 카바디를 즐길 수 있도록 협회와 함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 쉬는 시간에는 대학생 팀들에 경기 지도를 해주거나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생활체육인들이 이렇게 시간 날 때마다 모여서 카바디를 즐기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낍니다.”

     

     

    ■ 카바디를 사랑하는 사람들

     

      엄태덕 코치는 카바디를 두고 “같이 하는 운동 그 자체”이라 정의하기도 했다. 홀로하는 공격에서는 개인 종목의 매력, 팀으로 하는 수비에서는 팀경기의 매력 두 가지가 공존한다. “혼자 공격하러 나가는 순간에도 팀원들이 나를 지켜봐주는 데서 오는 정서적 만족감이 큽니다.”

     

      실제로 경기 내내 공격에 성공하는 팀 선수에게 칭찬하고, 실패 시에는 괜찮다고 큰 소리로 외치는 선수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매력에 더해 특별한 기구가 필요 없고 관람의 재미가 크다는 점은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손을 맞잡는 중앙대학교 C바디팀 – 카바디를 남자의 운동이라고 정의하기도했다.

     

      이에 곳곳에서 생활체육 종목으로서도 싹을 틔우고 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학생 한명이 자발적으로 강습을 들으러 다니면서 팀원을 꾸려 교내 카바디 팀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중앙대학교 선수들은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지만 유튜브를 보며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코칭이나 다른 종목에 비해 학교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활체육인으로서 즐기는 것에 의의를 두지만 종목 자체를 사랑하기에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중부대학교 여자선수팀 김연주, 이수빈 선수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고민하고 있다며 선수활동을 꿈꾸기도 한다. “배울 기회가 적지만 의지가 있으니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카바디를 하는 순간 자체가 그저 좋다. 할수록 열심히, 잘하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중부대학교 카바디팀

     

      카바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전이 시작된 지 오래다. 이들의 여정이 계속되도록 지원과 관심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이 카바디 강대국이 되고, 한국에서 카바디가 생활체육으로서 활성화될 날은 멀지 않은 듯하다.

     

      대한카바디협회는 카바디에 관심있는 개인‧단체에 대해 메일(koreakabaddi@sports.or.kr )을 통해 문의를 받고 있다. 훈련장에서 교육을 하거나, 찾아가는 카바디 교실을 진행한다. 카바디에 대한 국내외 경기 일정이나 자세한 정보는 대한카바디협회 홈페이지(http://kabaddi.sports.or.kr/)에서 얻을 수 있다.

     

     

    이은지 대한체육회 zmstkfka0501@naver.com

    https://blog.naver.com/sports_7330/2217110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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