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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고도 가까운 스포츠 - 마라톤
    은지/기사 2019. 9. 11. 02:54

    2019-09-11

     

      마라톤(marathon)은 42.195km를 달려 순위를 가리는 장거리 육상종목이다. 인간의 달리는 행위에서 시작된 스포츠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만큼 다른 종목에 비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로 우리 생활 속에서 나타난다.

     

    마라톤을 체험하는 모습

     

     

      <올림픽과 42.195km>

     

      마라톤의 기원이라고 알려진 것은 유명한 고대 그리스 일화이다. 페르시아 전쟁 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달린 병사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인데, 최근에는 이를 두고 허구가 가미되었다고 보고 있다. 마라톤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의 시작과 함께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고대 그리스 일화를 바탕으로 올림픽에 제안된 스포츠이다.

     

      마라톤의 거리는 제1회 올림픽에서 ‘42km’로 채택되었다. 이후 제4회 런던올림픽 때 영국 황실에서 경기 출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요청으로 늘어난 거리가 ‘42.195km’이다. 이 때 정해진 거리가 제8회 파리 올림픽에서 공식 거리로 채택되어 정규코스로서 현재까지 지켜지고 있다.

     

    2016 리우올림픽 여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케냐 숨공 선수 / 사진 = 리우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올림픽의 시작과 함께 그 출발을 알린 마라톤은, 이후 세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등 올림픽 이외에 수많은 국제경기들과 함께 발전했다. 그 결과 특정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한국의 마라톤, 그 뒤의 언론>

     

      한국에서 마라톤은 1896년, ‘화류회’라는 운동회에서 처음으로 행해졌다. 이후 최초의 공식 경기는 1920년 5월 16일 용산 신연병장에서 열린 25km 경기이다. 이 때 우승한 최홍석 선수가 한국 최초 공식 마라톤 기록인 ‘2시간 11분 27초’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이 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한 것은 1948년부터이지만, 한국 선수들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올림픽에 출전했다. 마라톤의 권태하, 김은하 선수가 1932년 LA올림픽에 첫 출전했으며,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남승룡 선수가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손기정 선수 시상식 사진 / 사진 = 동아일보

     

      이 때 일장기를 달고 굳은 표정으로 땅을 쳐다보는 손기정 선수의 사진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의를 지닌다.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 사건’은 손기정 선수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보이지 않게 편집한 동아일보가 일제총독부로부터 무기정간 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이 일로 기자들이 연행·구속되는 등 언론탄압이 행해졌다. 이렇듯 ‘마라톤’ 세글자는 한국 역사에서 일제강점기의 아픔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후에도 한국 마라톤은 언론과 깊은 관련을 가진다. 마라톤이 발전하는데 언론사들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언론사 주최로 마라톤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언론사의 마라톤 대회에는 외국선수들이 초청되는 등 국내선수들이 실력을 키우는데 좋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도 언론사 주최로 <동아국제마라톤대회>, <춘천국제마라톤대회>, <중앙국제마라톤대회> 등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 주최의 마라톤 대회들은 일반인들이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생활체육인 마라토너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42.195km가 아니여도>

     

      그러나 마라톤은 도입된 초반에는 엘리트 체육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마라톤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데에는 여러 사회문화적 요인이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생활체육시설이 증가하고 신도시 주변에 공원이 생겨났다. 이렇게 사람들이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점차 늘어남과 더불어 IMF를 겪은 이후에는 사람들이 달리기 운동을 선호했다.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1997년 서울마라톤클럽의 결성은 공식적으로 마라톤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여가를 장려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마라톤을 비롯한 달리기 종목들은 다양한 종목 중에서도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생활체육으로서 마라톤의 매력을 꼽아보았다.

     

     

     

      마라톤의 첫 번째 매력은 정신적 가치에 있다.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도전정신과 인내심의 상징으로 꼽힌다. 마라톤이 선사하는 본질적 즐거움은 여기서 출발한다. 또한 ‘완주’ 개념은 마라토너들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선사한다. 운동중독성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신체적 변화를 가져온다. 마라톤은 체지방 감소와 심혈관계 기능을 향상 시키고 근육량과 골량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이로인해 현대사회에서 달리기는 건강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혼자인 듯 함께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종목의 원래 목적은 개인 기록을 내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마라톤은 불특정 다수가 함께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대감을 느끼며 함께 달리고 있다.

      동호인 문화는 마라톤의 매력을 잘 나타낸다. ‘러닝크루’라는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다. 러닝크루는 함께 모여 달리는 생활체육동호회를 일컫는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어플에 ‘러닝크루’를 검색하면 8만여 건의 게시물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러닝크루’를 검색한 결과

     

      마지막으로 마라톤은 형식이나 제약이 거의 없다. 이 점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매력이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이후 도심공원을 함께 뛰는 ‘나이트런’이 유행하기도 한다.

      다른 종목에 비해 보다 더 자율적으로 강도와 형태를 조절할 수도 있다. 생활체육인들은 보통 정규코스를 완주하기보다는 능력에 따라 거리를 선택한다. 정규코스 절반거리인 21.0975km 거리를 뛰는 ‘하프마라톤’이 있는가하면, 10km, 5km를 정해 달리는 단거리 마라톤 행사들도 생겨났다.

      심혈관계 문제로 심폐지구력이 좋지 않은 기자도 짧은 거리를 선택하여 마라톤을 체험을 진행했다. 체력을 고려하여 속도를 조절하며 완주에 성공했다.

     

     

     

    <겨울이 오기 전, 지금이 딱>

     

      건강상태에 따라 거리·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신체,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마라톤이 어려운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저 쉽기 만한 운동은 아니다.

     

      심폐지구력이 관건인 운동으로 체력소모가 크다. 또한 야외운동이기 때문에 온도, 습도, 풍향 등이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동안 달리므로 저체온증 등 예상치 못한 사고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주최 측에서 응급차를 배치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마라토너 개인적 차원에서도 준비운동을 한 후 마라톤에 임해야한다.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

     

     

      최근에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담은 축제의 형식으로 마라톤이 열리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동호인들이 아니더라도 단발성으로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 이름을 딴 마라톤이나, 결식아동마라톤, 통일마라톤 등 사회문화적 가치를 담은 마라톤이 열리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2019 평화나비 런>에 참여한 모습

     

     

     

      생활 곳곳에 스며든 마라톤. 멀리까지 달려야하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다. 겨울이 되기 전, 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달려보길 바란다.

     

    자세한 마라톤 대회와 행사 소식은 대한육상연맹 홈페이지(http://www.kaaf.or.kr/ver3/main/main.asp) 와 마라톤 동호인 커뮤니티 ‘마라톤온라인’ 홈페이지(http://www.marathon.p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지 zmstkfka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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