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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 이들의 무술 – 삼보
    은지/기사 2019. 9. 30. 18:13

    2019-09-26  

     

    ■ 삼보가 표방하는 가치와 대한민국 삼보의 미래

    ■ 삼비스트들의 꿈과 함께한 인터뷰  - 장유진 국가대표 선수 / 조승권 경기도삼보연맹사무총장 / 신재용 중앙삼보체육관 관장 / 신유용 국제심판

     

     

    <가치의 운동, 삼보>

     

    사진 = 국제삼보연맹 홈페이지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자기 호신술(Samozashchita Bez Orudija)’의 준말이다. 현재 약 100만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러가지 무술들의 특징을 따온 삼보는 종합격투기에 가깝다. 주로 레슬링과 유도의 영향을 받아 방어적인 체계를 가지면서도 타격, 잡기 등 공격적 기술도 선보인다. 도복 또한 상의는 유도, 하의는 레슬링을 닮아 상하의 길이가 다른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무(武)’가 발달했다.  ‘무’는 단순한 격투기가 아닌 상대에 예를 갖추고, 신체적 기를 활성화하는 도구였다. 기술 자체에 강조를 두는 중국의 우슈는 '무술', 마음수련을 중시하는 유도는 '무도' 사상을 갖는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렸던 한국의 태권도는 예술성과 유교사상인 '무예'의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다. 이처럼 동방의 ‘무’는 그 나라의 고유 가치를 담은 역사적 산물이다. 삼보도 마찬가지이다. 러시아 무술로서 정신적 수련과 그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무’는 싸움의 매개가 될 수밖에 없다. 창(戈)을 멈춘다(止)는 어원처럼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위해를 가한다. 삼보 또한 이러한 기술적 측면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  다른 무술에 비해 그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1910년대 공산주의 혁명이 발발한 이후 호신술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청년들을 결집하는 도구가 필요했다. 그것이 삼보이다. 이런 측면은 과거 삼보가 추구하던 가치가 정신적 수양을 강조하는 지금과 다른 점이다. 삼보는 호신술, 그리고 국민 결집의 목적 모두를 달성하기 좋은 수단으로서 군대를 기점으로 퍼져나갔다. 1930년대에야 삼보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고, 1968년에는 국제 경기로 인정받았다. 현재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종류는 크게 스포츠 삼보, 컴뱃 삼보 두 개로 나뉜다. 스포츠 삼보는 레슬링, 유도와 경기 운영이 비슷하다. 메치기, 누르기 등의 그래플링(grappling) 기술을 위주로 득점을 올려 승패를 가른다. 컴뱃 삼보는 여기에 타격이 허용된다. 안면 가격은 물론 다리 관절기까지 구사할 수 있기에 헬멧과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웬만한 종합 격투기와 유사하기다. 유명한 MMA 선수인 표도르 선수의 동작들이 컴뱃 삼보에 기조를 두고 있다.

     

    <삼보, 무술의 완전체>

     

    깃 잡는 방법을 설명하는 신재용 삼보 국가대표 선수

     

        여러 무술을 종합해 만들었다. 이 때문에 ‘흉내 내기’라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무술의 완전체'라고 할 수 있다. 각 무술의 장점들을 따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몸을 움직이는 범위도 크다. 스탠딩(서서 겨루기)과 그라운드(누워서 겨루기)가 하나의 종목 안에 있기에 상·하체 기술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한다. 거기에 컴뱃삼보는 타격기까지 더해진다. 그야말로 수 많은 무술과 교집합을 이루는 무술이다.

     

      경기시간은 성인 남성여성의 경우 각각 5분, 4분, 그리고 아동에게는 3분이 주어진다. 메치기, 굳히기, 통증 기술 등의 방어 및 공격 기술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점수는 메치기와 굳히기로만 계산한다. 여기서 메치기는 상대선수를 넘어뜨리거나 뒤로 메쳐 득점하는 것을 말한다. 굳히기는 상대 선수 등이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통증 기술은 누운 상태에서 상대의 관절이나 근육을 압박해 항복(TAP)을 받아내는 것을 말한다.

      경기 규칙이 유연한 편이나 금지되는 기술도 존재한다. 목이나 척추에는 통증기술을 사용하면 안 된다. 대체로 인체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행위, 기본적인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한다. 머리를 누르고 조르거나 눈을 타격하는 행위, 팔꿈치나 무릎으로 상대를 가격하는 행위, 허리띠를 잡아당겨 옷을 벗겨지게 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청소년들의 꿈을 찾는 삼비스트 – 삼보 국가대표 장유진 선수>

     

    장유진 선수

      격한 삼보 기술들과 매치되지 않을 정도로 장유진 선수는 부드러운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굉장한 실력을 가진 삼비스트이다. 이번 9월 인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스포츠 삼보 부문 3위를 차지한 메달리스트이며, 우리나라 여성선수 최초로 아시아선수권에서 입상했다. 올해 국가대표 1·2·3차 선발전에서 1위를 차하지한 것은 물론, 2017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대회 12개에서 메달을 휩쓴 선수이다. 특히 그 중 6개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선수는 삼보뿐만 아니라 유도, 비치크라쉬 종목의 선수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생활체육으로 운동 자체를 처음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고 삼보선수가 된 지는 2년 전이다. 짧은 기간에도 성적이 우수한 그가 삼보를 시작한 계기는 유도선수로서 실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했다.   

      “유도선수지만 실업팀 소속 선수가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한정적이었다. 그 때 삼보 시합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유도 시합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삼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장선수가 삼보에 임하는 각오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 나에게 삼보는 (예전처럼) 유도의 보조운동이 아니다”라며 “삼보 종목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삼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움직이기 매우 큰 스포츠이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술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잘 볼 수 없었던 러시아 문화를 엿볼 수도 있고, 영화 <존윅> 등에서 등장한 멋진 무술 동작들을 포착할 수 있다”  

      그는 삼비스트로서 대중이 삼보를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삼보를 삼보 자체로 봐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운동이 혼합되었다는 특징 정도만 인식한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자신이 ‘삼비스트’라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많은 사람들이 왜 삼보를 하냐고 묻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삼보를 계속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어려움에 도전하는 것은 고통과 기쁨을 안겨준다. 그것이 나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도전을 하는 나를 사랑한다.”

     

      장유진 선수의 꿈은 앞으로 삼보,유도 종목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삼보를 하며 그가 느꼈던 도전정신을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길잡이, 즉 삼보종목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중학생 때 방황을 많이 했다. 중학생인 내가 감당하기에 개인적으로 큰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에게조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 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른 취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 그러다 4년 전에 취미로 생활체육을 시작했는데, 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청소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이해득실로 따져서 찾는 것이 아니라고 전하고 싶다”며 “만일 우주에 가고 싶다면 눈을 감고 상상해보라. 큰 우주조차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을 돌아왔다. 나처럼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를 가진 친구들이 스포츠를 통해 꿈을 꾸고, 도전하고, 나아가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삼비스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 조승권 경기도 삼보연맹 사무총장>

      장유진 선수처럼 훌륭한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삼비스트들은 이에 앞서 종목 자체를 대중에게 알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조승권 총장은 삼보가 한국에서 비인기종목인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체육인 중 한 명이다.

     

    조승권 사무총장

     

      조총장은 “지금 있는 선수들이 더 성장하려면 그 선수들을 담을 그릇이 커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국내 삼보 종목의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한다. 현재 삼보는 종목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대한체육회에 가맹이 되지 않은 종목이라 국제대회에 파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구도 적고, 아직 올림픽 종목도 아니다. 종목 자체의 구조적 문제를 확대하면서 생활체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체육단체에서 함께 노력 해줬으면 좋겠다”며 “올림픽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알려지면 그만큼 꿈꾸는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그의 목표는 삼보와 함께한다. 그는 국내 삼비스트들에게 “현재 삼보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며 “삼보는 보편적인 스포츠가 될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을 위해서 나는 나중에 누군가가 삼보를 한다고 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생활체육과 함께 꿈꾸는 삼보 – 신재용 국가대표 선수, 신유용 국제심판 >

     

      조승권 총장이 밝힌 것처럼 엘리트 체육 체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생활체육 인구를 늘려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다. 삼보 체육관을 운영하는 신재용 국가대표 선수와 신유용 국제심판이다. 둘은 최근 연신내에서 중앙삼보도장을 개관한 관장·사범이자 남매이다. 늦은 밤까지 관원들에게 삼보의 기초 동작을 설명하고 있었다.

     

     

      신재용 관장은 과거에 국군체육부대에서 활동한 유도선수였으며 현재는 삼보 국가대표 선수이다. 그는 국제심판 자격까지 가지고 있다. 선수·심판생활에 그치지 않고 체육관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신재용 관장은 “운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삼보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종목 자체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도 있지만, 생활체육 인구를 늘려서 삼보를 보급하는 것 또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목표의 일환이 체육관 운영이다”고 답했다.

     

      이렇듯 신관장의 목표는 삼보의 발전과 결을 같이한다. 그는 “한국 삼보를 만인의 스포츠로 만들고 싶다”며 “삼보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었을 때 국가대표로서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고 싶다. 국민들에 기쁨을 안겨주고, 그 계기로 삼보가 한국에서 활성화되는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최종적 목표”라고 말했다. 삼보는 현재 실업팀이나 중·고등학교 팀이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삼보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입상을 하고 매스컴을 타게 되면 점차 대중에 알려지는 등의 방법으로 사람들이 즐기게 될 것이라고 여기고 운동에 임하고 있다.

    신재용 삼보 국가대표 선수

       

      “무엇보다 공정한 심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신유용 심판은 또한 과거 유도선수로 활동했다. 현재는 삼보 체육관에서 사범으로, 국제 경기에서는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심판은 이번 9월 인도 아시안게임 경기에서는 심판을 보기도 했다.

     

      “심판 활동을 한지 얼마 안됐다. 그래서 더 동등한 시선으로 모두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곧 목표”라며 덧붙여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다. “심판은 같은 국적 선수의 경기에 들어갈 수 없지만 공정함과 엄격함이 요구된다. 실제로 내가 부심을 볼 때 오빠(신재용 선수)가 옆에서 경기를 할 때가 몇 번 있었다. 그럴 때 오빠 경기에 집중을 뺏기지 않고 내 선수에 집중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오빠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서 부심을 봤다. 앞으로 그런 상황에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성취보다는 공정한 심판이 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신유용 삼보 국제심판

      그는 심판이 된 과정을 언급하며 삼보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몸이 많이 안 좋아서 더 이상 선수로 활동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심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심판 교육을 받고, 경기를 자주 보는 것이 정말 재밌다. 그런데 이번 시합 때는 심판을 보며 아쉬움도 느꼈다. 보기만 해도 재밌는데, 실제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다.” 신관장 또한 “심판을 할 때 전체적인 경기 매커니즘이 보인다. 굉장히 재밌다. 하지만 선수로 임할 때 훨씬 짜릿하다. 심판 경험을 하고 나서 선수로 경기에 임하면 더 새롭고 재밌다”고 언급했다.

      신관장과 신심판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삼보는 보는 것보다 실제로 할 때 매력이 배가 되는 종목이라는 것이다. 신관장은 몸소 느낀 삼보의 매력에 대해 “유도에서 폐지된 여러 기술들이 삼보에 남아있는 것이 매력적이어서 시작했다. 실제로 해보니 다른 스포츠에 비해 허용되는 기술 범위가 넓고, 움직임이 크다. 그만큼 다양한 기술들이 존재한다. 많은 무술들의 장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며 “허용하는 기술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다른 종목에서 볼 수 없었던 박진감과 짜릿함을 선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요소가 삼보에 입문하려는 생활체육인들에게 오히려 무서움의 요소로 작용할 우려에 대해 묻자 신심판은 “그래서 준비운동이 굉장히 중요한 운동”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열심히 훈련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기술을 받아들이기 준비된 마음가짐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또한 “삼보는 거의 모든 관절을 다 꺾는 기술이 허용된다. 조금만 꺾여도 고통이 느껴져서 선수들은 바로 표현을 한다. 다른 종목과 달리 고통을 참거나 기술에 걸린 것을 숨기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치는 경우가 정말 적다”고 밝혔다.

     

      이에 신관장 또한 “다칠 수 있다는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기본인 스포츠이다. 따라서 선수 상호간 조심하며 경기에 임한다”고 밝혔다.

     

    시범을 보이는 신재용 선수

     

      이처럼 삼보는 위험성이 높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부상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상호 간 예의를 중시하는 삼보의 규칙 때문이다. 인사를 거부하거나 상대에게 무례한 행위를 하면 대회 자체에서 실격 처리를 할 만큼 정신적 측면을 강조한다. 무기를 들고 있지 않다는 개념 또한 곧 서로의 신뢰와 평화를 나타낸다. 삼보가 추구하는 가치는 정신적 수양을 통한 자기 발전, 나아가 전 세계적인 친화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사람이 삼보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도 이와 같다. 신심판은 “삼보에서 예의를 강조하는 요소 중 하나가 심판의 역할이다. 악수를 거부하면 심판이 선수를 잡아끌어 악수를 시키기도 한다. 그러면 마지못해 포옹까지 하고 나가는 광경이 펼쳐진다. 이런 요소 때문에 경기 후에도 선수들 간, 선수와 심판간 친밀감이 높다”고 말했다. 신관장도 덧붙여 “‘도’로 끝나는 스포츠인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못지않게 정신적 수련을 강조한다. 삼보가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의 무술이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지 인간적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굉장히 특징적”이라고 언급했다.

     

    악수하는 신재용 선수와 강범석 기자

     

      이에 삼보의 정신적 요소와 다양한 기술을 직접 느끼기 위해 강범석 기자가 삼보 기술을 체험했다. 신재용 관장의 도움을 받아 직접 도복을 입고 삼보 동작을 구사해보았다.

     

     

     

      삼보 동작들은 “상대를 넉다운 시키는 것보다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신재용 관장의 말처럼 공격과 방어에 있어서 차근차근 전략을 구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온 몸을 움직여야하는 전신운동이므로 보다 입·퇴장 규칙만 잘 지킨다면 다른 종목에 비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느꼈다.

     

     

    <한국이 꿈꾸는 삼보>

     

      인터뷰에서 만난 삼보 선수, 지도자, 심판 모두 삼보의 정신적 가치를 강조했다. 현대 삼보는 완전한 무술로서의 가치와 인간 가치를 표방하고 있다. 멋진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만큼 우리나라에 삼보가 보급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2004년 대한삼보연맹이 창설되어 꾸준히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국제대회에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훈련 시스템이 미흡하고,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것을 문제점으로 들기도 한다.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경기 종료 방법을 설명하는 신유용 심판

     

      신유용 심판은 이를 두고 “다른 종목들도 과거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하고, 효자종목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보도 지금 그런 단계 중 하나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심판의 말처럼 한국 삼보는 한걸음씩 발전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다양한 국내 대회들이 예정되어있다. 9월 28일부터 29일 이틀간 충남 금산에서는 제12회 전국삼보선수권대회가 열리며, 11월에는 충북 청주에서는 제43회 세계삼보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국내외 삼보대회 일정과 국내 체육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한삼보연맹 홈페이지( http://www.koreasamb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지, 서채원, 강범석 대한체육회 기자단

    zmstkfka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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