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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햇살, 바닷바람과 함께 - 비치발리볼
    은지/기사 2019. 7. 14. 02:09

    2019-07-11

     

      낮 최고기온 28도에 달하는 7월 6일, 동해안 최대의 해변 경포 해변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이에 약 6km에 달하는 백사장의 모래알도 뜨겁게 익어 있었다.

      해수욕장에는 다양한 형태로 여름을 즐기는 피서객들이 있다. 보트를 타거나 맨몸으로 물놀이를 할 수도 있고, 바다 래프팅이나 카약 등을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물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도 있다. 바로 모래사장 위에서 펼쳐지는 스포츠 ‘비치발리볼’이 그것이다.

       

     

    <비치발리볼>

     

      비치발리볼은 배구의 일종으로, 모래가 있는 해변에서 행해지는 스포츠이다. 2명의 선수가 한 팀이 되어 네트 건너편의 상대편 진영에 공을 떨어뜨려 득점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920년대 초, 미국의 산타모니카해변에서 가족들끼리 6명씩 팀을 이뤄 경기를 한 것이 비치발리볼의 유래이다. 비치발리볼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강하고, 해변에서 진행된다는 자연친화적 특징으로부터 역사가 짧은 데 비해 큰 인기를 얻었다.

     

    <공놀이? 스포츠!> 

      이처럼 비치발리볼은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뉴스포츠로 분류되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도입이 늦어져 비인기종목이기도하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비치발리볼은 바다에서 물놀이와 겸해지는 단순한 여가활동으로 여겨지거나, 스포츠 종목보다는 단순한 ‘공놀이’ 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사진 = 2016  리우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비치발리볼은 이미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림픽종목이 된지는 27년째이다. 1992년에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처음 실시되었으며,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대회에서 정식 메달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90년인데, 이 때 한국비치발리볼연맹이 창립되어 제1회 비치발리볼대회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비치발리볼이 스포츠로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비치발리볼은 엄연히 스포츠 종목으로서 규칙을 가지고 있다. 모래사장 위에 네트를 세우고 두 명의 선수가 한 팀이 되어 서브를 넣는 방식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한 선수는 공을 2번 연속 공을 터치할 수 없으며, 상대방 코트로 3번 이내에 공을 넘겨야 한다. 3번 이내 터치로 상대방 코트 안으로 공을 떨어뜨리면 득점을 한다. 2세트를 먼저 승리한 팀이 승리한다.

     

    <Beach + Volleyball>

      비치발리볼은 배구로부터 유래했지만, 배구와 명확히 구분되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로, 실내배구에 비해 코트가 상대적으로 작다. 배구는 18m x 9m의 코트를 사용하고 있으나, 비치발리볼은 국제 규정에 의해 16x8m의 코트 안에서 진행하는 것이 규칙이다. 

    사진 제공 = 2016 리우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 비치발리볼은 배구와 달리 야외에서 이루어지고 코트가 모래로 덮여있다. 이런 점으로부터 비롯한 자연친화적 성향과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은 비치발리볼의 인기요인이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을 크게 좌우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치발리볼은 바닷가의 그늘 없는 뜨거운 태양 밑에서 진행된다. 당일 기온과 햇빛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좌우한다. 실제로 체온 조절의 문제뿐만 아니라 햇빛을 정면으로 보는 코트에서 경기를 할 때에는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우천 시에도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요구된다. 실제로 공식대회에서도 예상치 못하게 기온이 높은 날에는 경기를 1~2시간 앞당기는 경우가 생기며, 7월 12일부터 진행되는 <2019 FIVB 비치발리볼 월드투어 대구> 대회에서는 더위를 피하고자 야간에 대회를 진행한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공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기자가 경포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체험하는 도중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이에 공이 던진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했다. 

      또한 코트에 깔린 모래가 곱고 균일해야한다. 몸에 모래가 잘 달라붙거나 모래에서 먼지가 많이 이는 경우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친다.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지역 특성상 굵은 모래가 깔리는 경우 몸에 상처가 나거나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외부적 요인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배구와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다.

     

      세 번째 차이점은 팀 구성에 있다. 올림픽 배구 종목은 한 팀을 6명으로 구성하는 것에 비해, 비치발리볼은 한 팀당 2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경기를 펼친다. 따라서 경기 중 선수의 위치는 보다 자율적이고, 이동범위가 넓으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사한다.

     

    <남자도 합니다, 비치발리볼>

      ‘비치발리볼’하면 여성 선수들과 비키니 유니폼을 상징처럼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내 한 연구에서는 비치발리볼의 여성 선수들의 외모와 섹슈얼리티적 요소가 비치발리볼 종목의 애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내놓기까지 했다. 그러나 여성 선수의 몸매로부터 종목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종목의 인기요소로서 평가하는 시선은 사라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비치발리볼 선수들은 비치발리볼 종목이 선수들의 몸매에 대한 눈요깃거리에 그치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2016 리우올림픽, 브루키니를 입은 비치발리볼 선수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복장규정이 완화되어 이집트 선수들이 브루키니를 입고 경기를 펼쳤다. 브루키니는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수영복으로, 허벅지, 종아리, 팔, 머리카락까지 노출이 되지 않는다. 

    탁 트인 바다 위에서 박진감 넘치고 열정적인 경기가 펼쳐지는 장관과 플레이 자체의 매력 자체만으로 비치발리볼은 매력적인 종목이다. 여성 선수들의 섹슈얼리티 등의 요인에 집중되는 경향은 비치발리볼 종목이 넘어서야할 산이자, 비치발리볼을 바라보는 대중들이 개선해야할 선입견이다.

     

     

    실제로 비치발리볼을 체험할 때 이 점을 고려하여 기자는 몸에 붙고 팔다리가 많이 드러나는 옷을, 체험을 도운 상대는 상대적으로 폭이 넓고 긴 옷을 입고 경기를 진행했다. 엘리트체육이 아닌 생활체육으로서 비치발리볼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짧고 몸에 달라붙는 옷이 경기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지 않았다.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다면 신체 노출이 종목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인식은 바뀌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선수의 외모나 몸매가 종목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현상은 여성 선수들이 성적대상화 되고, 실력 자체로 주목받지 못하는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남성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한 포털사이트에 ‘남자 비치발리볼’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남자 비치발리볼)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이 종목은 왜 존재하는 것이냐’는 게시물이 검색되기도 한다.

     

    사진제공 = 아시아배구연맹(AVC)

     

      그러나 비치발리볼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1990년에 우리나라에 비치발리볼이 공식적으로 도입된 이후 1997년 부산에서 열린 제1회 전국 비치발리볼선수권대회에서도 여성, 남성 경기가 모두 공식적으로 개최되었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에서도 남성 경기가 진행되어왔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여성, 남성 모두 동일하게 12팀 토너먼트로 경기가 진행된다.

     

    <지금 당장, 비치발리볼>

      비치발리볼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강한 운동이다. 올여름이 지나면, 비치발리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다음 여름을 기다려야한다. 그러나 이번 여름, 바다에 않지 않고도 비치발리볼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대구 수성못에서 열리는 ‘2019 FIVB 비치발리볼 월드투어 대구’ 대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대구MBC에서 예선전·준결승·결승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12개국이 참가하며 16팀 이상이 출전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FIVB(국제배구연맹)의 정식 월드투어 대회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2019 FIVB 대구비치발리볼 월드투어 포스터

     

      이외에도 ‘2019 봉화은어축제 전국 여자비치발리볼대회’가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2019 포항 국내 비치발리볼대회’가 8월2일부터 4일까지 열린다. 두 대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비치발리볼연맹 홈페이지(http://www.kbeach.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비치발리볼은 7월25일 8월8일까지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공과 바다만 있다면> 

    날아오는 공을 받아치는 모습

       비치발리볼은 모래사장과 공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다. 이런 점이 생활체육으로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 만큼 해수욕장도 많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에 해변을 찾는다. 해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별다른 준비를 할 필요 없이 비치발리볼을 즐길 수 있다. 

      경기 원칙상으로도 한 팀이 2명으로 구성되므로 적은 인원으로도 비치발리볼을 즐길 수 있다. 기자는 임의적으로 1대1, 2대1 등으로 경기 규칙을 바꾸어 비치발리볼을 체험해보았다. 네트가 없더라도 공을 던져 상대 진영으로 떨어뜨린다는 기본 룰만 지킨다면 큰 어려움 없이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바람의 방향이나 더위의 영향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입장에서는 방해로 작용하지만, 생활체육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즐거움’이라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탁 트인 전경과 여름 햇살이 함께하는 스포츠 비치발리볼. 올여름 바닷바람 속에서 날아가는 공을 향해 뛰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바란다.

     

     

    이은지 대한체육회 기자 zmstkfka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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