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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여름, 시원한 한판! - 유도
    은지/기사 2019. 7. 25. 14:48

    2019-07-25

     

      ‘유도’하면 두 선수가 올림픽에서 흰색, 청색 도복을 입고 몸을 부딪고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격한 움직임, 올림픽 등 국제대회가 떠올라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최근 국내에서 유도를 생활스포츠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 우리가 보던 유도경기 >

     

    2016년 리우 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안바울 선수 / 사진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공식홈페이지

     

       유도(柔道)는 2명의 선수가 긴 소매를 맞잡고 온몸을 사용하여 상대를 던지고, 누르고, 상대의 관절을 제압하는 투기 종목이다.

      유도는 일본의 전통무술에서 비롯되었다. 한반도에서 전해진 투기기술을 바탕으로 16세기에 유술이라는 무술 체계가 확립되었고, 이것이 유도의 기원이 되었다고 보는 설도 있다. 국제유도연맹의 정의에 따라 공식적인 스포츠로서 유도는 1882년에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어 세계인에게 사랑받기 시작한 것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점으로 한다. 올림픽 이외에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의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한국 선수단 또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에 열린 동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물론, 개인전 총 14개 체급 전 부문에서 메달을 차지하고 그 중 10개 체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외의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한국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유도강국을 꼽히고 있다.

     

    제 12 회 동아시아유도선수권 대회 시상식  /  사진제공  =  대한유도회

        그러나 한국 유도가 엘리트 체육으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한유도회에 등록된 유도체육관은 263곳이며, 체육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반 동호회와 대학 내 유도동아리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각 지역 시··구 단위로 생활체육 유도대회들이 매년 열리고 있을 정도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유도 경기>

        기자단은 서울에 위치한 관악유도체육관을 방문하여 생활체육인들이 유도를 즐기는 현장을 담아보았다. 

        체육관에는 생활체육으로 유도의 인기를 증명하듯 많은 도복이 걸려있었다. 기자단도 도복을 입고 체육관 사범님들의 지도 하에 유도경기가 진행되는 순서대로 직접 기술을 체험해보았다.

     

    step1. 입례와 맞잡기

    입례, 맞잡기를 체험하는 서채원 ,  강범석 기자

     

      시합을 시작할 때에는 매트에 입장하여 상대방을 마주보고 허리를 숙이며 예를 표한다. 이를 입례라고 한다. 입례를 한 후 주심이 시작을 외치면 상대와 맞잡는다. 이때부터 자신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면서 자기의 신체를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이동시키며 공격을 시작한다.

     

    step2. 메치기

      유도의 기술은 크게 ‘메치기’와 ‘굳히기’로 나뉜다. 메치기는 서서 상대방을 잡고 기울여 쓰러뜨리는 기술로, 누워서 구사하는 기술인 굳히기에 비해 빠르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은지 기자가 관악유도체육관의 박재전 학생과 대표적인 메치기 기술을 구사해보았다.

     

     

      대표적인 유도 기술인 ‘업어치기’는 상대방을 등에 업어 메치는 기술로, 일반적으로 양팔 또는 한 팔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허리기술인 허리후리기와 발기술인 허벅다리, 안다리후리기, 밭다리 등이 있다.

     

      메치기 기술을 통해 메쳐진 상대는 낙법을 쳐야한다. 낙법이란 신체에 충격을 줄이기 위해 몸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격한 공격 기술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낙법을 사용하여 부상을 방지한다.

     

    후방낙법, 측방낙법, 전방회전낙법

        낙법은 전후좌우 쓰러지는 방향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후방낙법, 측방낙법, 전방낙법, 전방회전낙법으로 구분한다.

     

    step3. 굳히기

     

    좌례를 하는 이은지, 서채원 기자

      굳히기는 누워서 상대를 제압하는 굳히기는 상대를 누르거나 조르거나 꺾는 기술이다. 메치기를 연습할 때에는 좌례를 하고 상대에게 예를 표하고 시작한다.

     

    순서대로 누르기, 꺾기, 조르기

     

      위와 같은 굳히기 기술로 경기 중 상대를 누르기로 제압하여 20초가 경과하거나 조르기·꺾기 기술이 제대로 발휘되면 한판, 누르기로 10~20초 동안 상대를 누르다가 풀리게 되면 절반을 선언한다.

     

    step4. 한판? 절반?

      두 선수 중 한 명이 먼저 메치기 또는 굳히기 기술로 ‘한판’을 따내면 시합이 종료된다.  ‘한판’은 메치기의 강도, 속도, 떨어진 선수의 등이 매트와 닿는 정도로 판단하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굳히기 기술로도 선언된다.

      한판의 조건에 부분적으로 미치지 못한 경우 ‘절반’을 선언한다. 절반을 두 번 따내면 한판승으로 인정한다. 경기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한판을 딴 선수가 없으면, 절반을 먼저 따내 상대보다 포인트가 높은 선수가 승리한다.

     

    <생활체육으로서 유도>

      기자단이 체험한 바와 같이 유도 동작들은 선 자세는 물론 누운 자세로도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신을 사용하게 된다. 전신 운동이라는 점은 유도가 생활체육으로서 갖는 매력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반적인 근력과 체력을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유도를 즐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와 강한 사람, 약한 사람 구별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이다. 국제적으로는 패럴림픽, 국내에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유도 종목이 개최되어 신체의 한계를 극복한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유도선수를 소재로 다룬 영화  < 형 >

     

        유도에서 배우는 낙법 기술이나 방어 기술을 통해 실제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도 생활체육으로서의 장점이다. 실제로 호신술의 목적으로 유도를 시작하기도 한다.

      기자단이 방문한 관악유도체육관에도 유도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단은 관악유도체육관의 관원 박재전 학생과 지도자 손원규 사범을 만나 생활체육으로서 유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메치기 시범을 보인 박재전 학생은 2014년부터 6년째 유도를 하고 있는 생활체육인으로, 매년 생활체육 대회에 참여하여 입상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는 생활체육으로서 유도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꾸준히 하기에 좋은 스포츠이다. 특히 '시원한 한판'이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흔히들 주짓수, 레슬링과 같은 그래플링 무술과 많이 비교하는데 유도는 주로 스탠딩 자세에서 상대를 시원하게 '메치는 맛'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메칠 때에는 정직하고 시원하게 메칠 수 있고, 메쳐질 때에도 시원한 스포츠”라며 “생활체육으로서 유도는 취미로 하는 것이지만,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이러한 매력에 다들 빠져 일상 대부분 시간을 유도를 하며 보낼 만큼 매력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생활체육 유도를 시작하는 방법으로는 도장에서 기본기를 다지길 추천하며 자신의 경험을 덧붙였다.

    “관원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면 재미를 붙이기에 더 좋다. 체육관별 차이가 커서 지도자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체육관이 좋다”며 “처음엔 체육관에서 기본기를 다지고 이후에는 동아리나 동호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잡아보면서 실력을 쌓으면 훨씬 도움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유도 동작들이 위험해 보인다는 말에는 일부 동의하며  “열심히 하다가 다친다기보다는 오히려 발목을 삐끗하거나, 본인이 기술을 잘못 걸어서 다치거나, 떨어질 때 낙법을 제대로 치지 않아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부드럽게, 배운 대로 정자세로 한다면 크게 다칠 일이 잘 없다”고 언급했다.

    박재전 학생은 “함께 운동하는 친구와 여자 생활체육 유도인을 중심으로 동호회를 만드는 게 꿈”이라면서 이를 위해 생활체육으로서 유도가 활성화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시스템적인 부분들이 발전해야할 것 같다. 예전에는 생활체육 대회에 참가할 때 절차가 번잡하고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었지만, 최근 대회들에서는 그런 점들이 개선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스포츠 다이어리'라는 어플이 생겨서 선수분석, 대진표, 대회일정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며 “생활체육인들이 간편하고 즐겁게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악유도체육관의 손원규 사범은 청소년 시절 유도 선수 생활을 했고 지금은 체육관에서 생활체육인들을 가르치고 있다. 손 사범은 유도에 있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수들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자신의 인생이 달려 있다. 그만큼 온힘을 다 쏟아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강하고 위험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활체육으로 유도를 즐길 때에는 우리가 경기에서 보던 강도까지 수련할 필요는 없다”며 “생각보다 유도는 그렇게 어려운 종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생활체육으로서 유도는 기술을 익히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도 기술은 전신을 사용하는데도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는다. 부드러울 유(柔)자를 사용하는 종목 명칭처럼 기술 동작들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부드럽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 고하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수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도 기술은 그 자체로 호신술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며 “유도를 익힘으로써 내 몸 또한 스스로 지킬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사범은 유도에 있어 특히 강조한 것은 ‘예(禮)’였다.

    “다른 종목과 비교할 만한 유도정신이 있다면 바로 예이다. 유도 기술은 마음만 먹으면 남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또 상대와 무(武)를 다투는 격투 종목인 만큼 상대에 대한 존중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경기를 시작함에 앞서 입례 및 좌례로 예의를 표하는 것이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도에는 예시예종(禮始禮終)이라는 말도 있다. ‘예의로 시작하여 예의로 끝낸다’는 말로 유도가 얼마나 예를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도는 단기간에 기술을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확하게 기본기를 잡고 반복 훈련을 통해 자기의 것으로 취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 동아리나 모임 활동보다는 도장에 나가 체계적인 학습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처음부터 대련만 좇는 유도를 쉬운 유도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발전도 없고 흥미도 곧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함께하는 운동>

      이처럼 유도는 개개인이 각자의 생활패턴이나 신체적 특징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행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이다. 이를 즐기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

      박재전 학생은 유도를 계속하는 이유를 두고 “함께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술을 연습하든, 대련을 하든 항상 잡아줄 상대가 필요한 운동” 이라며 사람들과 부대끼는 데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도에서 예의를 중요시하는 이유 또한 이와 같다. 상대와 함께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유도를 통해 상대와 기본을 지키는 정직함과 메치고 메쳐지는 짜릿함을 동시에 느껴보길 바란다.

      생활체육 관련 각종 유도대회와 체육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대한유도회 홈페이지 (http://judo.sport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 이은지, 서채원, 강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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